매일성경묵상나눔

조연 인생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by PastorKang posted Jan 0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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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 인생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어르신과 이야기 하다보면 잘 알아듣지 못해 불편할 때가 있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 정확한 소리를 듣지 못하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잘 들을 수 있도록 볼륨을 높여 큰 소리로 이야기 하면, 그제야 ‘어, 알았어!’라고 반응한다. 잘 들리지 않는 어르신을 그렇게 배려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렇게 배려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고, 조금 더 많이 기다려야 하고, 해야 할 일들을 뒤로 미뤄야 하고,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수 있다. 이런 희생과 수고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된다면,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잘 들리지 않는 어르신은 그런 배려에 익숙하지 않으니 대충 그 소리를 짐작하여 판단하거나 그 소리에 상관없이 자기 목소리에만 집중한다. 상대의 소리가 무엇이든지 상관없이 그저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것을 고집한다. 배려가 사라지고, 자기 목소리만 집중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소통이 일어나겠는가? 소통은커녕 짜증만 증가할 뿐이다. 누군가 배려를 선택하거나 자신의 목소리를 멈추고 정확히 듣고자 하는 노력이 일어나야 비로소 제대로된 소통이 일어날 수 있다. 어르신을 향해 말을 멈추고, 조용히 들어보라고 요구하는 것은 큰 무리가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안다. 그렇다면 누군가 배려를 선택하여 어르신의 마음과 상태를 배려하고, 그가 소리를 듣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물론 이 일은 개인과 주변의 여러 희생이 있음을 알고 감당하고자 하는 헌신을 포함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로 상처를 입히고, 마음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배려의 자세로 잘 듣고, 적절하게 볼륨을 높여 소리를 전달하면 생각보다 소통이 잘 되고, 서로 만족할 수 있는 좋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처음에는 소리를 잘 듣고, 소리를 잘 전달하는 것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불편하기도 하고, 희생해야 할 것이 많은 것 같지만 잘 견디고 해내면 이전보다 훨씬 효율적일뿐만 아니라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지금 당장 귀찮다고 쉬운 것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조금 더 힘들고 어려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끊임없이 쇄신하고 성장하는 지혜자의 자세이다. 내 소리가 중요하다면 상대의 소리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야한다. 마치 내 아이가 소중하다면 이웃의 아이도 동일하게 소중하다는 것처럼 말이다. 그 상황과 배경과 같은 조건과 상관없이 그 존재 자체로 동일하게 존귀하기 때문에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맞다. 동시에 서로 존중과 배려가 일어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그런 경우는 결코 흔하지 않다. 그것은 누군가 먼저 낮은 곳으로 내려가 섬길 때 가능하다. 겸손한 손을 내미는 사람이 있을 때 어떤 가능성이 일어난다. 많은 경우 오랜 시간 기다리며 포기하지 않아야 비로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어떻게 그 힘들고 불편한 시간과 상황을 견뎌낼 수 있을까? 

 

세례 요한처럼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 만족해야 가능하지 않겠는가. 내 인생의 주인이 나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말하는 자의 주연이 아닌 ‘소리’라는 도구의 조연으로 살아가는 것을 즐거워 할 수 있겠는가? 본능적으로 내 생각대로 말하고, 외치고,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훨씬 더 즐거워하는데, 그것을 내려놓고 누군가의 뜻을 전달하는 도구로 살아가는 것으로 기뻐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뭔가 모순 같지만, 그저 소리로 사용 되는 것만으로 기뻐하고 행복할 수 있다. 그 안에 놀라운 비밀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보호이다. 십자가의 죽음으로 그 사랑의 위대함을 경험했고, 단순한 도구가 아닌 가장 사랑하는 자녀라는 것을 안다. 하나님의 사랑은 결코 떠나지도 버리지 않는다. 그 사랑은 영원히 함께 한다. 그 사랑은 언제나 사역보다 친밀한 관계가 먼저이다. 이 비밀을 경험하고, 더 많이 경험 할수록 ‘소리’로 쓰임받는 인생으로 만족할 수 있고, 행복하다. ‘소리’의 조연 역할을 끝났다고 버림받지 않는다.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토록 함께 한다. 이 소망과 믿음을 이미 경험했기에 오늘과 내일에 적용하며 살아간다.

 

“이르되 나는 선지자 이사야의 말과 같이 주의 길을 곧게 하라고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로라 하니라” 요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