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극복하는 희망, 작은 소리

“위기를 극복하는 희망, 작은 소리”

10년 만에 축구화를 신었다. 운동화를 벗고, 축구화를 신는 순간 축구 선수가 된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 찾아왔다. 단 하루의 교단체육대회라 축구 결승에 오르기까지 거의 연속적으로 4게임을 뛰었다. 그래 봐야, 45분 전후반 축구 한 경기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순이었지만, 온 몸이 충분히 힘들 수 있는 힘든 시간이었다. 매일 5~6킬로미터를 러닝하고, 약간의 근육 운동은 꾸준히 하고 있기 때문에 체력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오늘 아침의 몸은 거의 구형 로봇처럼 움직이고 있다. 상당한 상당한 타격이 있었던 것이 확실하다. 확실히 러닝하고 축구는 많이 달랐다. 시원한 바람을 맞고 상큼한 공기를 마시며 여유 있게 달리는 때와는 전혀 다르다. 이미 저리 움직여야 하고, 몸과 몸이 부딪히기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들이 심하게 고통을 당했던 것이다. 어깨부터 허리, 허벅지, 종아리, 발바닥에 이르기까지 몸 전체가 무겁다. 꾸준하게 운동했지만, 그동안 사용했던 근육은 아주 적은 부분이었음이 드러났다. 지금 몸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 점검할 수 있는 딱 좋은 시간이었다.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고 해서 자만하면 언제든지 넘어질 수 있다.

어디 몸의 상태만 그런가? 생각과 자세도 그렇다. 자신이 경험과 생각을 지나치게 옳다고 확신하면 언제든지 넘어질 수 있다. 더 좋은 생각, 세밀한 부분에 대해서 듣지 않고 간과할 수 있다. 사실 큰 영역은 누구든지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다 잘 할 수 있다. 그러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영역은 그 낮은 자리에서 몸으로 경험하고 배우지 않으면 잘 모른다. 큰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부분을 소홀히 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작은 것이라고 해서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것들이 모여 위대한 일을 이루어 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작은 습관이 큰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고,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유다 백성들을 향해 하나님의 말씀을 외치는 예레미야의 소리가 크면 얼마나 크겠는가? 그러나 공동체의 리더십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 그 작은 소리 안에 있는 하나님의 마음을 보아야 했다. 임박한 심판의 이유의 대해서 주의하여 들어야 했다. 그 작은 소리에 진심으로 귀 기울였다면 그 안에서 자신의 상태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생명을 회복할 수 있는 희망을 발견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그 소리마저 없애려 했다. 결국 그 작은 소리대로 그들은 멸망했다. 

익숙한 것에만 관심을 집중할 것이 아니다. 잘 보이지 않았던 작은 것에 시선을 돌려야 한다. 평상시에 훈련하지 않았던 근육들을 보아야 한다. 진심으로 고백하는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 작은 것이 위기를 극복하고, 생명을 살리는 희망으로 쓰임받을 수 있다.

“그들이 말하기를 오라 우리가 꾀를 내어 예레미야를 치자 제사장에게서 율법이, 지혜로운 자에게서 책략이, 선지자에게서 말씀이 끊어지지 아니할 것이니 오라 우리가 혀로 그를 치고 그의 어떤 말에도 주의하지 말자 하나이다” 렘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