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의 색깔이 달라졌다

“열심의 색깔이 달라졌다”

왜 열심히 해야 하는지 모른 채 그저 그렇게 해야만 하는 줄 알고 열심히 했다. 열심의 목적을 몰랐지만, 그럼에도 그 열심으로 배우고 익힌 것들이 늘어났다. 잘 하는 것과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때로는 열등감과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더 열심히 달렸다. 경쟁에서 이겨야 살 수 있었고, 당당할 수 있었기에 쉬지 않고 열심히 했다. 때로는 그 열심의 목적과 의미를 아는 척하며 목적이 이끄는 삶을 흉내냈다. 그렇게 열심히 달려가다 보면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다. 내면의 소리를 듣기보다 보이는 것을 따라갔다. 보이는 열정과 화려함으로 내면의 갈급함을 외면했다. 그 내면의 초라함이 들킬 수 있어 진지한 질문과 생각과는 적당한 거리를 두었다. 쉬지 않고 열심으로 달려가는 것이 왜 어렵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멈추는 것이 더 두려워 할 수 없이 달려야 했다.

그러던 중 달리던 것을 멈추고 새로운 변화를 위한 도전을 선택했다. 그것은 거의 2년 동안 내면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대한 반응이었다. 오랜시간동안 주저 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 용기를 선택했다. 열심히 달렸던 것, 그 자체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 목적과 방향 그리고 속도 조절을 못했던 것이 힘겨웠을 뿐이다. 멈추어 서니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볼 수 있었다. 듣지 못했던 것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것들로부터 큰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열심히 달렸구나, 수고 했어!” “이젠 내 품에서 쉬렴!” 내면 깊은 곳에서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가 온 몸과 마음을 녹였다. 그분의 넓고 평안한 품이 얼마나 좋은지,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하나님의 보호 안에서 풍성한 삶, 거룩한 여유가 무엇인지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잠시 멈추어 그분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민감하게 순종하는 삶을 연습했다. 산책, 식사, 공부 그리고 사역의 모든 영역에서 그분을 초청하여 묻고 듣고, 친구처럼 대화하며 함께 하는 연습을 했다. 그 일년의 시간은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 열심의 색깔이 달라졌다. 열등감의 압박으로부터 자유해졌다. 인생의 목적과 이유가 하나님임을 고백하니, 그 열정에 거룩한 여유로 조화와 균형을 잡아갈 수 있었다. 소유보다 존재 자체의 소중함을 발견하니, 열정에 하나님의 긍휼을 담을 수 있었다. 일보다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으니, 관계와 소통으로 열정의 속도를 조절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조급함을 제어하는 기다림의 마음을 배우고, 하나님의 때와 방법으로 살아가는 배울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은 과거 완료형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현재 진행 중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확실한 믿음, 변하지 않는 진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담대하게 살아간다. 인생의 감독은 하나님이다. 그리스도인의 인생은 ‘기승전하나님’이다. 기승전하나님의 신앙고백으로 끝까지 살아가길 소망한다. 그 믿음과 겸손한 마음으로 끝까지 주님과 함께 하기를 소망한다.

“내가 대답하되 주님 누구시니이까 주께서 이르시디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 일어나 너의 발로 서라 내가 네게 나타난 것은 곧 네가 나를 본 일과 장차 내가 네게 나타날 일에 너로 종과 증인을 삼으려 함이니” 행 26:1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