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사랑하면

“더욱 사랑하면”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천진난만하게 행하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한 행동은 어떤 악의적인 동기나 숨긴 목적이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 표현할 뿐이다. 그 표현이 지나치다고 해서 예의 없다고 꾸짖거나 징계하지 않는다. 오히려 순전한 마음과 표현이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런데 부모의 마음을 알고 이성적으로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나이에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어리광을 부리며 자신의 욕심과 만족을 취하는 것은 전혀 사랑스럽지 않다. 그것은 사랑스런 것이 아니라 버릇이 없는 것이다. 사랑은 무례히 행하지 않는다. 사랑은 그 대상의 나이와 상관없이 상대를 존중하고, 존경한다. 사랑은 상대를 존중하고 존경하기 때문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있다. 무례히 행하지 않기 위해서는 적절한 긴장감이 필요하다. 적절한 긴장감은 친밀한 관계를 더 깊고 끝까지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이다. 아무런 긴장감 없는 것이 친밀한 것이 아니라 긴장감을 가지고 더 존중하고 세워주기 위해 상대를 배려하는 것이 더 친밀한 것이다.

사랑은 일방이 아니라 상호 작용의 소통이 일어날 때 더 친밀해진다. 어린아이의 시절에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필요를 요구하고 찾아가는 것이 사랑스럽지만, 청년과 아버지의 시즌에도 여전히 그 수준에 머물러 있으면 사랑스럽기는커녕 불편한 존재가 된다. 성숙한 사랑은 자신이 필요를 채우는 것에서 상대의 필요를 보고, 채워주는 것으로 그 무게중심이 이동한다. 이미 자신이 받은 사랑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기꺼이 다른 이들을 사랑하기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다. 그것은 의무와 강요가 아닌 은혜로 말미암은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순종이다. 어린 시절에는 해야 하니까 하고, 따라가야 하니까 따라갔지만, 조금 더 성장하면 그 이유와 목적을 경험했기에 자원하는 마음으로 행하고, 따라간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말미암은 구원의 기쁨과 은혜를 누리며 살아간다. 그 은혜를 경험 할수록 하나님의 사랑이 조금 더 알아간다. 내가 기다리고 바랐던 것은 하나님이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하나님의 사랑은 나의 삶에 대해 오래 참고, 인격적으로 존중해 주고, 깨닫게 하고, 자발적으로 순종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그 놀라운 사랑을 알아갈수록 경외하는 마음으로 충만하다. 그 은혜에 대해 잘 몰랐을 때에는 내가 잘난 줄 착각 했지만, 그 사랑을 경험 할수록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깨닫기 때문에 두렵고 떨림으로 하나님을 경외한다. 하나님을 경외할 때, 참 자유를 누릴 수 있고, 더욱 친밀해지고, 더욱 사랑할 수 있다.

“그가 놋으로 물두멍을 만들고 그 받침도 놋으로 하였으니 곧 회막 문에서 수종드는 여인들의 거울로 만들었더라” 출 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