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진 인격과 품격

“깊어진 인격과 품격”

기차 출발이 시간의 여유가 있어 간단하게 라면 한 그릇을 주문하여 먹고 있었다. 나와 같은 행사에 참여한 분으로 보이는 어른 목사님이 식당에 들어와 키오스크를 이용해 주문을 하고 자리에 앉아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라면을 먹는 중이었기에 그 얼굴을 자세히 살피지 않았는데, 그분의 식사기도 하는 모습을 보고 자세히 살폈다. 그분은 26년 전 대학원에서 내게 구약을 가르쳤던 교수님이었다. 반가워서 물과 휴지를 준비해 식탁 앞으로 찾아갔다. 목사님의 식사 기도가 길어 한참을 서 있었다. 식사 기도를 그렇게 오래할 줄 몰랐다. 1분이 지나 거의 2분을 기다린 후에야 식사 기도가 끝났고, 잠시 인사를 나누었다. 그분의 외모는 바뀌었지만, 그 영성과 신앙의 습관은 여전할 뿐만 아니라 더 깊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분의 신앙과 인격의 품격은 식사 기도와 사람을 대하는 존중과 배려로 나타났다.

성숙한 인격과 품격은 포장하지 않아도 돋보인다. 사람을 대하는 말과 행동에서 나타나는 존중과 섬세한 배려를 어떻게 감출 수 있겠는가. 지위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나이의 많고 적음에 관계 없이 한결같은 존중과 배려는 깊은 감동과 울림 그리고 도전을 불러 일으킨다. 하나님이 그리고 누군가가 나를 존중하고 배려 하였기에 나도 너를 그리고 누군가를 존중하고 배려한다. 성숙한 인격과 품격에 존중과 배려는 필수 요소이다. 그것들이 빠진 이에게서 어떤 것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내게 있는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부터 왔고, 하나님이 내게 능력과 힘을 맡긴 것은 하나님의 뜻을 위해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그 기본 자세는 겸손과 순종 그리고 존중과 배려이다. 하나님이 나를 존중하고 배려 하듯이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습관을 잘 만들고 더 깊어진 인격과 품격을 세워간다.

“너희가 이스라엘 자손의 소유에서 레위인에게 너희가 성읍을 줄 때에 많이 받은 자에게서는 많이 떼어서 주고 적게 받은 자에게서는 적게 떼어 줄 것이라 각기 받은 기업을 따라서 그 성읍들을 레위인에게 줄지니라” 민 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