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장치의 기초

“안전장치의 기초”

무대의 중앙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화려한 삶에서 무대 뒤의 어두운 곳으로 조용히 사라져야 할 때를 준비해야 한다. 그때를 준비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새로운 삶의 자리에 대해서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생각과 감정의 여유를 미리 확보할 수는다.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는지?’는 나의 소유와 하는 일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서 시작된다. 무대 중앙에서의 드러나는 삶이든 무대 뒤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삶이든 그 존재 자체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그 생각과 감정은 한결같이 만들어갈 수 있다. 말처럼 쉽지 않지만, 일상에서 생각하고 적용하는 것을 성실하게 하면, 그 어디서든 하나님 나라를 미리 경험할 수 있다.

힘, 권력, 인기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영향력이 커질수록 그에 대한 역할과 책임도 높아진다. 영향력의 원은 자신의 통제 영역 밖에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그 역할과 책임은 스스로에게 있다. 그 역할과 책임을 가볍게 여기거나 생각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교만하여 넘어진다. 의지가 강한 사람도 교만하여 안주하면 쉽게 무너진다. 용감한 자도 교만하여 안주하면 단번에 무너진다. 지혜로운 사람은 의지의 강함과 용기를 의지하지 않고 오히려 언제든지 넘어질 수 있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고백하고 인정한다. 그것과 함께 연약한 존재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만든다. 어떻게 하면 겸손과 온유한 사람으로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안주하지 않고 끝까지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정체성과 사명에 집중하여 끝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혹 실패하여 무너졌을 때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안전 장치를 생각하고 삶의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일상의 자리에서 실행할 수 있는 좋은 형식들을 만들고 지켜간다. 때로는 본질과 원칙보다 형식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열심을 쏟을 때도 있다. 중심이 바뀐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형식을 열심히 지키다보면 그 안에서 자유로워지고, 어느 순간 형식이 없어도 소중한 것과 원칙들을 지킬 수 있다. 본질과 원칙이 중요하지만, 그것을 담아내어 삶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형식들이 꼭 필요하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지금이 어느 때이고,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바른 이해와 통찰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삶의 좋은 형식들, 좋은 습관들을 만들고 업데이트나 새로운 업그레이드를 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엉뚱한 곳으로 가기 쉽고, 원칙에서 벗어나기 쉬워진다. 그것이 익숙해지면 본래의 정체성과 사명보다 안주하는 삶을 추구한다. 그때에 경고하고 정신차릴 수 있도록 돕는 안전장치가 꼭 필요하다. 그 안전장치의 기초는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순종하는 것이다.

“그 해가 돌아와 왕들이 출전할 때가 되매 다윗이 요압과 구에게 있는 그의 부하들과 온 이스라엘 군대를 보내니 그들이 암몬 자손을 멸하고 랍바를 에워쌌고 다윗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있더라” 삼하 11:1